다음 날 아침 호텔에서 눈을 떴을 때, 침을 삼키니 목이 따가워서 타들어갈 것만 같았다.
무리하면 나타나는 편도염 증상이 도진 것이다.
급한 대로 진통제를 먹고 출발했다.
건물 안에 들어가자마자 사무실 인테리어와 구조가 눈에 확 들어왔다.
이 안에 들어온 이상 창의적이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랄까.
매우 인상적이어서 나중에 사무실을 꾸민다면 이렇게 배치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특히, 이렇게 자동차 형상의 자리배치는 굉장히 독특한 발상이면서 탐나는 자리였다.
강연을 듣고 나서 교수님과 대표님들과 함께 커피를 마시면서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Draper University는 스타트업 경영인 전문 양성 기관으로 한국으로 따지면 청년창업사관학교와 유사한 기관이다. 그러나 Draper University는 모두 민간으로 운영이 되는데도 불구하고 University라는 이름을 쓸 수 있고 실리콘밸리에 위치해 운영을 해나가는 것을 보면 민간에서 스타트업을 투자하고 육성하는 환경이나 인식이 잘 형성되어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Draper University의 강사진은 대표적으로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유튜브 스타였다가 유명한 기업인이 된 미셸 판이 있다. 진정한 실리콘밸리 진출의 열망이 있다면 여기서 한번 쯤 교육을 받아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실제로 여기에 아시아인들도 많이 거주하고 있고 우리 말고 다른 한국인들도 견학을 자주 오는 것 같다.
정동화 대표님께서 ‘존 햄’이라는 분을 DGIST MOI특강 연사로 추천하셨다. 이 분은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해서 1600억 이상의 투자를 유치하고 운영하신 분이시고 현재 대구에 와계시다고 한다. 이러한 분의 생생한 강연이 더욱 기대되는 순간이었다.
[Ignite XL.]
이날 컨디션이 좀 더 좋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시차적응과 편도염과 씨름했던 기억이 더 나는 것이.. 안타깝다.
이 강연에서의 포인트를 잘 잡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인상 깊었던 내용은 실리콘밸리는 실패를 자꾸 권장하는 환경이라는 것.
어이없게도 미국에서는 파산을 하고나서 7년이면 다시 신용이 회복된다고 한다.
이렇게 보장되어 있으니 5,000억을 날려도 투자를 또 받을 수 있다니.
아시아권에서는 ‘실패에 너그럽다.’,‘실패를 허용한다.’라는 말이 더 자주 쓰이는 듯한데 이러한 말도 잘못된 말이다. '실패가 나쁘기는 하지만 한 번 정도는 허용해야 한다'거나 '실패는 나쁘지만 벌할 정도는 아니다'라는 뉘앙스를 풍긴다. 그러나 실패는 나쁘다는 인식 자체가 벌써 시대에 뒤떨어진 생각이다.
의미 없는 생각이긴 하지만, 내가 만약 이러한 환경을 가진 서구권에서 태어났다면 어땠을까? 지금보다는 더 진취적이고 도전적이지 않을까? 아니 이미 도전하고 실패를 거듭해 지금쯤 성공하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을 많이 해본 날이었다.
[스탠포드 대학교 투어.]
이렇게 큰 대학교는 난생 처음 봤다. 이런 캠퍼스에서 학교를 다니면 어떤 기분일까?
석사라도 올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스탠포드 졸업생들은 이 샌프란시스코를 대부분 떠나지 않는다던데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일단 날씨가 너무 좋기에 효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날씨라는 것이 이렇게 중요한 요소구나..라는 것도 알게되었다. 이렇게 좋은 날씨에 이렇게 넓고 쾌적한 캠퍼스에서 동아리 활동이 굉장히 활성화 되어 있다니.. 이래서 해외로 유학을 보내려고 난리구나.. 보고 배우고 느끼는 것이 이렇게 다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상적인 점은 스탠포드 내에 위치한 성당인데 교내 성당이기 때문에 일체 헌금을 걷지 않는다고. 고 스티브잡스의 장례식이 치러진 곳이며 혜민 스님도 여기 왔다 갔다고 한다.
공학 계열에서 특히 전자공학과가 유명하다고 해서 더욱 관심이 갔고 괜히 뿌듯했다.
또한, D스쿨이라는 학과도 매력적이었는데 기계와 디자인이 결합된 학과로 학부생이 교내 문제를 공학적으로 해결한 로터리가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스탠포드 대학교 캠퍼스 자체가 ‘스탠포드 시’로 지정되어 있어 경찰서와 우체국이 따로 있다는 점이 신기했다.
여기서 배운 또 하나의 교훈은, ‘경제가 어려울 때 땅을 사야한다.’라는 것이다.
스탠포드 대학교는 경제위기가 닥칠 때마다 오히려 땅을 싸게 사서 영역을 넓히고 그 땅의 가치가 오르면 다시 학교에 투자하는 방식을 통해 이렇게 키웠다고 한다. 그러한 현명한 투자가 없었다면 지금 이 모습의 스탠포드는 없었을 것이다.
스탠포드 출신의 졸업생들의 스타트업들이 얼마나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했고 사회에 기여했는지를 보여주는 현황을 보았다. 학문 중심, 연구 중심 대학교를 넘어 경영인 육성과 사회 경제 기여에 힘쓰는 학교를 보고 한국의 학교와 비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후 방문하게 된 STRATIO라는 기업도 스탠포드 박사 출신의 한국인 4명이 창업한 기업이다. 실리콘밸리와 스탠포드 대학의 선순환과 상생의 구조가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지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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